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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다는 것


조선시대 이야기를 파는 전기수가 있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글 모르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책을 읽어주는 지금의 스토리텔러에 해당한다. 등장인물의 목소리와 표정, 기분까지 실감나게 묘사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 앞에 모인 사람들은 같이 울고 웃으면서 시간을 즐겼단다. 미하엘 엔데라의 소설 주인공 모모한테는 아주 놀라운 능력이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거다. 모모는 언제나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다. 언어의 수용단계에서 말은 듣는다, 글은 읽는다, 고 한다. 옛날 전기수의 활약은 글자를 읽을 줄 모르니 글을 읽는 대신 수용의 단계로 선택한 것이 듣기다. 이에 모모는 말과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들은 것이다. 듣기가 읽기의 한 방식이라면, 잘 읽고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잘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잘 듣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것이다. 상대에게 집중하지 않고 건성으로 듣거나 딴 생각을 하며 대충 반응을 보일 때는 절대 공감할 수 없다. 진심으로 듣는다는 것은 결국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나는 친구나 가족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까먹을 후에 그랬었나? 바빠서 못들었나봐 가 통하지 않게 된 듯하다. 그냥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사진을 본다. 신문을 본다. 바깥풍경을 본다. 보는 것은 사람의 감각 중 일차적인 시각에 의한 것이다. 경제 흐름을 읽는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바람의 속도를 읽는다. 너의 목소리로 네 심정을 읽는다. 꼼꼼히 따져본다. 읽는다는 것은 주의를 기울이고 생각하며 느낀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글자나 그림 뿐만 아니라 상대나 풍경을 본다면, 눈으로만 볼때는 경계에 부딪혀 유한되지만 마음으로 읽으면 경계를 넘어 무한하다. 외부의 풍경을 보지만 내부의 풍경까지 읽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이 없으면 가능치 않다. 무엇을 읽을 것인가.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사는 것처럼 또 셀 수 없이 많은 책이 있다. 집에도 도서관에도 동네 미용실에도... 무엇을 읽을 것인가.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책.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을 읽어야할지, 무엇이 좋은 책인지 모르겠다. 이 세상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다. 꼭 그럴 필요도 없다. 손에 가지 않는 책은 과감히 넘기자. 우선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혹은 명작선으로 시작하자. 그리고는 읽고 싶은 분야, 관심있는 분야로 넘어가자. 이렇게 읽어가다보면 순간 좋은 책을 보는 눈이 생긴다. 글에는 행간이 있다. 줄과 줄 사이 공간. 개인적으로 행간이 큰 것을 좋아한다. 단순히 쉬운 읽기가 이유였다. 또다른 이유를 찾은 듯 하다. 쉼표가 쉬어 가며 읽어라, 한다면 행간은 비워둠으로써 느끼라는 것 아닐까. 행간은 글자 속에 숨겨진 의미를 읽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너무 꽉 채워지면 생각도 상상도 없다. 글자만 보지말고 글쓴이의 마음까지 읽어라.글쓴이의 마음을 읽으면 내 마음도 읽게되고 이로써 공감이후 변화가 일어난다. 책을 읽는 이유를 여기에 찾을 것이다.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읽기는 학습적인 면과 오락적인 면이 있다. 학습적인 면에서 볼 때 읽기를 통해 지식과 지혜를 얻는다. 그것을 기억하고 난 후에는 내 삶에 적용시켜 실천한다. 생각이 변하고 깊어지면 내 행동도 바뀌고 결국은 삶도 바뀌게 된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 속에 들어있는 하나의 삶을 배워서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에너지로 바꾸는 일이다
많이, 빠르게, 완벽하게가 아니라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알려주는 책 국어교과서보다 먼저 읽으면 좋은 책 우리는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을 보고 있는 셈이지만 실제로 본다는 것과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다. 권용선의 읽는다는 것 은 본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난 어떤 모습 자체를 그야말로 보는 것이라면, 읽는다는 것은 좀 더 주의를 기울여서 들여다보는 것, 그래서 그 안에 담긴 의미라든가 의도까지도 이해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책이다. 눈에 보이는 대로 보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어떤 사물이나 모양, 글자의 의미나 그 속에 숨은 뜻을 이해하려고 애쓰면 더 많은 것들이 우리 눈에 보인다. 그래서 봤던 그만큼 더 많이 알게 되고, 무엇인가를 자꾸 읽어나가다 보면 말 못하는 사물이나 다른 생명들의 이야기까지도 들었던 모모처럼 보이지 않은 수많은 것들을 읽을 수 있을 거라 책은 말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읽으라고 재촉 받는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읽기란 무엇인지 알려준다. 또 느림의 독서로 인해 생긴 더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어느 한 책이 탄생되기까지의 과정과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연유를 알게되면 저절로 그 책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아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권용선의 읽는다는 것 은 우리가 왜 책을 읽는지,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지 등 책과 읽기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획자의 말

읽는다는 것, 그 비밀에 대하여
무엇을 읽고 있니?
온몸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침묵을 듣는 귀와 백지를 읽는 눈
우리는 책을 읽는다, 왜?
세상을 만나러 가는 길
안녕, 우리 또 만나자

책 읽기 작은 사전